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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문학의 시대와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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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루쉰문학과 동아시아 전파

중국 신문학혁명이란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작가라고 공인받은 루쉰(1881-1936)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남기고 간 현대중국의 위대한 문인이자 또한 사상가 이다. 이러한 작가와 그의 작품을 짧은 지면에서 요약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분명 누락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 의 전개를 위해 이 장에서 먼저 루쉰문학의 시대와 특성을 알아보고 그의 작품 속에 담긴 창작정신과 대표적인 사상을 개략적으로 고찰할 것이다. 이어 동아시 아 전파과정을 정리함으로써 루쉰의 문학사적 위치를 밝히고자 한다.

1. 루쉰문학의 시대와 특성

1.1 루쉰의 시대 및 작품

19세기 중엽에서 20세기 초엽까지 중국은 근대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 있었다.

중국 청나라 후기에서 5.4운동(1919)에 이르기까지는 아편전쟁(1840-1842)부터 시작하여 청일전쟁(1894-1895), 변법자강운동(1898), 신해혁명(1911)으로 이어지는 80여 년간의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세계 열강의 자본주의가 중국을 침탈해 들 어와 서구로부터 강제된 근대화과정을 겪었던 중국인들은 이러한 역사경험과 소 위 애국구망(愛國救亡)을 사고하는 과정에서 서구문명과 사상의 우수성을 서서 히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근대적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과학’이라는 몸체와 ‘민주’라는 정신으로부터 탄생한 서구의 힘을 배우려 노력 하였다.

루쉰 또한 다른 중국 지식인들이 그랬듯이 19세기 말 서구의 충격에 위기감을 느껴 서구열강을 학습하기 시작한다. 그는 일본 유학시기에 서양 문화사상과 의 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발견함과 동시에 중국 전통문화의 부족함과 민족의 열등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변화가 이루어지려면 민중들의 각성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깨달음에 의술에서 문학으로 학문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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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뼈저린 자기반성과 함께 사회변혁 및 근대국가 달성이라는 시대적 사명감을 일깨워주는 반어적 진실이었다’고 볼 수 있다.6 이것은 또한 ‘루쉰의 자기 자신 에 대한 잔인하리만치 무서운 해부인 동시에 중국 국민성의 장점과 단점을 인류 사회에 대담하게 외친 걸작’이라고 평가된다.7

그 외에도, 단편소설집『외침(吶喊)』과『방황(徬徨)』에서도 루쉰은 중국현실 을 심도있게 묘사하였으며 중국사회의 악습을 집어냄으로써 각성을 불러 일으켰 다. 남을 풍자하고 사회의 암흑면을 겨냥하는 것 같아도, 그 이면에는 늘 동정과 연민이 흐른다. 이러한 ‘눈물을 머금은 풍자’ 8도 우리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루쉰의 특색의 한 가지이다.

소설뿐 아니라 루쉰은 소품문, 에세이와 같은 수필문학을 통해서도 중국 근대 문학사에 커다란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중국 신문학의 활발한 발전은 루쉰의 『 야초(野草)』 , 『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朝花夕拾)』 와 같은 잡문, 수감, 단문 등 수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루쉰의 수필문학은 분량으로도 그의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야초』는 과거가 벌써 썩어 버리고, 무언가가 새로 자라나기를 희망하는 것을 상징하는 내용이다. 당시 중국에서 플롯이 단순하고 캐릭터도 없는 그 짧은 편폭의 작품을 시로 볼 것인지, 소설로 볼 것인지, 콩트 로 볼 것인지 하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었으나 이와 상관없이『야초』는 그야말 로 ‘루쉰 예술의 결정품(結晶品)이고, 사상의 총결산이며, 가장 진지한 태도로 인 생을 관찰하고 가장 정확하게 인생사회를 비판하였으며, 루쉰의 은퇴적 온정으 로 가장 잘 루쉰의 희망과 예술적 태도를 천명하였다.’ 9고 인정받는다.

요컨대 루쉰은 인간성과 국민성의 진실을 추구하기 위해 끝없이 고민한 위대 한 문학가라고 하겠다. ‘불같이 타오르는 예술가로서의 온갖 정열을 기울인 피 와 같은 문구’로 중국 수천 년 이래의 봉건세력에 대하여 ‘수억만 중국 백성들 이 하고 싶으면서도 감히 입을 열지 못하던 말을 대담하고 솔직하고 냉정하게

6 임명신, 앞의 책, 103-105면.

7 김광주, 앞의 글, 23-24면.

8‚방황하는 지식인에 대해서 루쉰은 또 다른 태도를 취한다. 즉, 풍자의 신랄함과 강도가 약해 지고 부드러워진다. 연민과 동정으로써 눈물을 머금은 풍자를 하는가 하면, 반어의 풍자로 비극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김태만,「근대적 지식인의 운명:풍자냐 유머냐」,『다시 루쉰 에게 길을 묻다:탈식민주의와 풍자정신』, 호밀밭, 2017, 173-192면.)

9 정래동, 앞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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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친 것’10은 그의 작품이 현재까지 동아시아 지역 독자들의 심금을 강렬히 울리 고 있는 이유이다.

1.2 루쉰문학의 특성

루쉰문학은 여러 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입체적인 텍스트이다.

홍석표에 따르며 루쉰문학은 첫째로 봉건 전통과 구사상을 부정하고 근대적 인 간성을 회복하고자 했던 인도주의 또는 계몽주의와 만날 수 있다.11 둘째로 자율 적인 인류공동체를 구상했던 세계주의 및 기존 권력을 부정하며 민족해방을 쟁 취하려 했던 아나키즘과도 만날 수 있다. 세째로 계급해방과 민족해방을 동시에 기획했던 사회주의 관점에서도 해석 가능하다고 밝혔다.

1920년대 중반에서 30년대 사이 서구문화와의 충돌과 각종 사회사조의 흐름 속에서 루쉰의 철학사상은 개성주의와 진화론, 인도주의로부터 마르크스주의 사 상으로 변화된다. 엄영욱은 루쉰사상의 체계가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 한다. ‘니체.톨스토이의 인본주의’, ‘다윈.헉슬리의 진화론’, 그리고 ‘마르크스.

엥겔스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이 바로 그것이다.12 서양사조를 받 아들이면서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여 자신의 문학관을 형성했으며 줄곧 인민과 민족의 해방을 위한 문학활동을 하였다.

루쉰은『외침(吶喊)』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한창『신청년』이란 잡지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무렵 딱히 지지자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놓고 반대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았다. 필시 그들도 적막을 느 끼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내 대답은 이랬다.

‚가령 말일세, 쇠로 만든 방이 하나 있다고 하세. 창문이라곤 없고 절대 부술 수도 없어.

그 안엔 수많은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어. 머지않아 숨이 막혀 죽겠지. 허나 혼수상태에 서 죽는 것이니 죽음의 비애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거야. 그런데 지금 자네가 고래고래 소리

10 김광주, 앞의 글, 23-24면.

11 다양한 해석과 관점 가운데 한국의 경우는:‚근대 시기 한국에서는 세계주의 또는 아나키즘 의 사상 경향을 가진 지식인들과, 계급사관을 받아들인 사회주의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루쉰 문학이 적극적으로 비평되고 소개되었다.‛(홍석표,「루쉰 문학 수용의 기원과 계보」,『루 쉰과 근대 한국- 동아시아 공존을 위한 상상』,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2017, 14-18면.)

12 엄영욱,『노신과 중국현대문학의 이해』, 전남대학교 출판부, 2003, 16-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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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질러 의식이 붙어 있는 몇몇이라도 깨운다고 하세. 그러면 이 불행한 몇몇에게 가망 없 는 임종의 고통을 주는 게 되는데, 자넨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겠나?‛

‚그래도 기왕 몇몇이라도 깨어났다면 철방을 부술 희망이 절대 없다고 할수야 없겠지.‛

그렇다. 비록 내 나름의 확신은 있었지만, 희망을 말하는데야 차마 그걸 말살할 수는 없 었다. 희망은 미래 소관이고 절대 없다는 내 증명으로 있을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을 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결국 나도 글이란 걸 한번 써 보겠노라 대답했다. 이 글이 최초 의 소설「광인일기」다. 그 후로 내디딘 발을 물리기가 어려워져 소설 비슷한 걸 써서 그럭 저럭 친구들의 부탁에 응했다. 그러던 것이 쌓여 십여 편이 되었다.13

이처럼 인간을 깨우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문학, 이 계몽주의 문학이야말로 루쉰문학의 기본적 출발점이었다. 그는 ‘문예는 국민정신의 불빛으로 국민의식 의 앞길을 밝혀주는 등불’14이라는 생각으로 국민의 의식을 고치려고 구사상, 구 습관, 구사회의 속박을 타파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30년대 초부터 루쉰문학은 무산계급문학의 특성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

그는 ‘무산계급이 국민의 주체이며, 정신적으로 인간을 각성시키는 일은 반드시 전반적인 사회해방사업과 결합되어아 한다’15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루쉰이 그의 작품에서 인간, 특히 노동자와 농민의 인물형상을 묘사하였으며, 그들의 정신과 영혼을 심도있게 부각하려고 시도하였다. 이를테면 「 광인일기 」 , 「 공을기(孔乙 己)」,「고향(故鄉)」,「축복(祝福)」,「이혼(離婚)」등 유명한 작품에서 하층계급 과 노동자들의 비극과 고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루쉰은 중국 당시의 현실에 근거하여 노동자와 농민들이 어떻게 압박받고 유린당했는가를 보다 직접 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가차없는 풍자, 그리고 ‘단도직입적으 로 눈앞에 보이는 인간사회의 추악과 싸운다’16는 점이 루쉰문학의 가장 특징적 인 면모라고 하겠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루쉰이 남기고 간 작품을 통하여 우리가 선뜻 느낄 수 있 는 것은 인간사회에 대한 해부와 중국 국민성에 대한 예리한 폭로, 그리고 풍자 가 넘치며 간결명료한 그의 문장풍격이다. 동시에 다양한 사상 경향으로 지식인

13 루쉰 저, 루쉰전집번역위원회 옮김,『루쉰전집』2권, 그린비출판사, 2010, 26면.

13 루쉰 저, 루쉰전집번역위원회 옮김,『루쉰전집』2권, 그린비출판사, 2010, 26면.